평생 공부

Posted in 일상 // Posted at 2013. 5. 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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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관리적 업무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것과 욕심이 나는 것은 개발을 직접하는 것이다. 개발의 감각과 기본 원리,신 기술의 맥을 놓치고 싶지 않아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공부를 하고는 있지만 여건상 예전만 못하다.

 

설계를 하고 설계된 대로 개발을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코드를 깊이 음미하는 시간이 제일 빨리 가는 것은 개인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장인정신까지는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지만, 개발자라면 전문가로써의 사명감과 평생 공부가 당연하다고 느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그 자체가 대학과 같다. 무슨 말인가 하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직업에 '입학'한 사람은 공부를 멈출 수 없다는 뜻이다. 프로그래머의 대학 교정은 컴퓨터 스크린 안에 활짝 펼쳐지고, 웹브라우저라는 도서관과 이클립스나 비주얼스튜디오라는 실험실에서 밤을 새운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패러다임과 기술은 해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새로 듣는 전공수업과 비슷하다. 철학자들의 선문답처럼 알쏭달쏭한 객체지향이라는 개념을 겨우 파악했는가 싶었는데, 함수프로그래밍이라는 (사실은 객체지향보다 더 오래된) 새로운 개념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자바라는 언어를 이제 좀 알겠다 싶었는데, 루비니, 파이썬이니, 스칼라니 하는 이색적인 언어가 등장해서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새롭게 나타나는 기술만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운영체제 등과 관련된 지식도 계속 가다듬고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지식을 쌓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내가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적인 도전, 학습에 대한 욕구, 공부하는 즐거움이 차고 넘친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스와스모어의 교정처럼 아늑한 상아탑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흥미로운 문제를 앞에 놓고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

 

잠시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내가 지금 열정을 품고 '공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컴퓨터 스크린 속에 펼쳐지는 가상의 대학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다

 

- 임백준 컬럼.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그 자체가 대학과 같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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