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출처: LG 사이언스랜드)
주말이면 동네 커피 전문점에 가서 직무와 관련된 공부하거나 책을 읽곤 한다.
얼마전 동네 스타벅스에 가서 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하러 갔다.
나: 카페 라떼 하나요. 따뜻한 걸로...
종업원: XXX, XXX, XXX, XXX 어떤 걸로 드릴까요?
나: ???
종업원: XXX, XXX, XXX, XXX 어떤 사이즈로 드릴까요?
(난 스타벅스 커피 사이즈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물론 관심도 없었다)
나: 그냥 중간걸로 주세요
종업원: XXX, XXX, XXX, XXX 어떤 걸로 드릴까요?
(순간 그 종업원이 로봇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그녀는 앵무새 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요즘같은 인공지는 시대라면 불가능하지도 않지 않겠는가 ㅜㅜ)
(나는 종업원이 외쳐대는 그 사이즈라는 것이 이름도 쉽지 않았기에...)
나: 그냥... 중간 정도 사이즈로 아무거나 주세요
종업원: XXX, XXX, XXX, XXX 중 하나 선택해 주셔야 합니다.
나: ㅜㅜ. (종업원이 앵무새처럼 반복한 그 문장의 가운데에 끼여 있는 사이즈가 중간이겠거니 하고) XXX로 주세요.
종업원: (커피를 만드는 또 다른 종업원을 향해) 카페라떼 XXX 있습니다~~
---
나는 그 뒤로 스타벅스에 가면, 항상 (그 자리에서 순간적으로 정한) 그 사이즈로만 주문한다.
여전히 다른 사이즈의 이름은 알지 못한다. (여전히 관심도 없다)
간혹 그 사이즈 이름도 잊어먹을까봐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또 한번 종업원에게 내가 스타벅스 커피 사이즈를 모르는 무례(?)를 범하지 않을까 말이다...
그 종업원은 왜 앵무새 같이 고객이 알아 듣지도 못하는 말을 반복하며 정확한 사이즈를 원했을까?
(내가 사이즈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그 종업원도 눈치 챘으리라 본다)
예상컨대, 스타벅스 정도 되니 고객응대 메뉴얼이 있을 것이고 그 메뉴얼대로 했을 것이다.
또는 끊임없이 들어오는 고객의 주문을 받다 보니, 정발로 반 로봇이 되어 기계적인 응대을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스타벅스 커피 사이즈도 모르면서 스타벅스 커피를 먹으러 온 내가 괘씸했거나 ㅋㅋ
...
뭐.. 이유야 어찌 되었건 참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전문점은 서비스 업이다.
그리고 스타벅스는 높은 커피 가격의 명분으로 자신들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그럴싸하게 말한다.
그 종업원이 조금만 더 센스가 있었다면 (아니면 조금만 더 주인의식이 있었다면)
얼빵한(?) 고객의 주문에 좀 더 고객 친화적인 대응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
고객: 그냥 중간걸로 주세요
종업원: (고객이 사이즈는 전혀 모르고 커피만 먹을 줄 안다고 판단이 됨)
컵 사이즈는 대략 이렇고, 중간 사이즈는 XXX 인데 이걸로 드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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