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Posted in BookLog // Posted at 2014. 2. 7. 11:38

 

 

청소년 인문고전 독서의 추천도서로, 율곡 이이 선생께서 아이들의 교육과 인성을 위해 지은 책이라 한다.

 

이 책의 책명인 격몽요결이란 무슨 뜻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격몽이란 몽매한 아동의 지혜를 계몽하여 주는 일, 곧 교육을 말하는 것이며, 요결이란 요긴한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약 500 년 전, 대학자 율곡 이이 선생께서 아이들은 포함해 범인들을 깨우쳐주고자 한음한음 정성들여 기록했을 것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글 하나하나가 값지며 새롭다.

 

책은 학문의 중요성과 학문을 하는 자세에 대하여 제일 먼저 언급한다.

처음 학문을 배우려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우선 학문을 하는 종국적인 목적에 대하여 마음가짐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나도 꼭 훌륭한 성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속에 기약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을 작게 여기어 그것을 핑계삼아 물러서고 미루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대체로 자기 스스로는 뜻을 세웠다고 말하면서 힘써 앞으로 나가지 않으며, 우물쭈물하고 뒷날을 기다리는 사람은, 명색만 뜻을 세웠다 할 뿐 실지로는 공부를 하려는 성의가 없기 때문이다. 진실로 내 뜻으로 하여금 정성을 학문에 둔다면 어질게 되는 것은 자기에게 달린 것이다. 하고자 하면 뜻이 통달할 것인데 무엇 때문에 남에게 구하며, 무엇 때문에 뒤로 미루고 기다리는가? 뜻을 세우는 것이 가장 귀하다는 것은 곧 바로 공부에 힘을 기울여서 오히려 제대로 되지 않을까 염려해서 시시각각으로 시간은 자꾸 가는데 모든 잡념을 버리고 조금도 뒤로 물러서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에 달렸다. 만일 혹 뜻이 성실하고 착실하지 못하고 무기력하여 고식적으로 우물쭈물 세월만 보낸다면 나이가 다하여 죽을 때까지 무슨 성취가 있겠는가?

 

학문에 이르기 어려운 점은 옛날의 낡은 습관을 버리지 못함에 있다고 하여 8가지 구습을 알려주며 이러한 습관은 아주 끊어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 하나는, 그 마음과 뜻을 게을리하고 그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 다만 한가하고 편한하기만을 생각하고, 몹시 구속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 둘은, 항상 움직이는 것만 생각하여 안정을 지킬 수 없고, 분주히 드나들면서 떠들며 헛되이 날을 보내는 것이다. 그 셋은, 같은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것을 싫어하여 옛날부터 내려오는 누속(陋俗)에 골몰하고, 조금 고치려 하다가도 남들에게 따돌림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 넷은, 글이나 말로써 시속(時俗)에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경전을 표절해다가 알맹이 없는 글을 꾸미는 것이다. 그 다섯은, 편지 쓰기에 공을 들이고, 거문고 타고 술마시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내며 스스로를 깨끗한 운치라고 하는 것이다. 그 여섯은, 한가히 사람을 모아서 바둑이나 장기두기를 좋아하고 배불리 먹기를 종일토록 하면서 다만 남과 다툼을 일삼을 뿐이다. 그 일곱은, 부하고 귀한 것을 부러워하고 빈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면서 나쁜 옷을 입고 거친 음식을 먹는 것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 여덟은, 즐기고자 하는 욕심에 절제가 없어서 끊고 억제할 수 없고, 재물의 이익과 노래와 여색의 그 맛이 달콤하니, 이것을 익혀 마음을 해치는 사람은 대게 이러한 것이고, 나머지는 다 들기 어렵다.

 

학문은 이치를 살피기 위한 것이며 이치를 연구하는데는 책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학문의 길로 들어가는 것은 이치를 연구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고 이치를 연구함에는 책을 읽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다. 성인(聖人)과 현인(賢人)이 마음을 쓴 자취와 선과 악의 본받아야 할 것과 경계하여야 할 것이 모두 책 속에 쓰여있기 때문이다.

 

무릇 책을 읽는 사람은 반드시 단정하게 팔짱을 끼고 무릎을 꿇고 똑바로 앉아서 공경스럽게 책을 대하여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극진히 하며, 자세히 생각하고 두루 살펴서 깊이 있을 이해하여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하는 방법을 탐구할 것이다. 만일 입으로만 읽을 뿐 마음에 체험하지 못하고 몸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나는 나내로일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오서오경(五書五經)을 번갈아가며 익숙해지도록 읽어 이해하여 그 사리(事理)를 깨달아서 뜻과 이치로 하여금 날로 밝아지게 한다. (중략) 남은 여가에 또한 역사에 관한 책을 읽어서 옛날과 지금의 역사에 통달하고 사물의 변화를 알아서 이로써 학식과 견문을 발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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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 소학,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보통 사서라고 하는데, 여기에 소학을 더하여 일컫는 말
오경: 시경, 서경, 역경의 삼경에 예기, 춘추를 더하여 일컫는 말

 

대개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한 책을 익숙히 읽어 그 뜻을 모두 깨달아서 통달하여 의심이 없는 그 다음에 비로소 다른 책을 읽을 것이다. 많이 읽기를 탐하고, 그것에서 이것저것을 얻으려고 바쁘고 분주하게 여러 책을 이것저것 읽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처세에 관한 부분을 발췌해 본다

같은 마을 사람 중에 착한 사람이면 반드시 정을 통하여 친하게 사귀고, 착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나쁜 말로 그의 더러운 행실을 남에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 다면 범연(泛然)하게 대하여 서로 왕래하지 않으며, 만일 그 전부터 서로 아는 사람이면 서로 만났을 적에 다만 날이 춥습니다, 덥습니다 정도의 인사를 할 뿐이고 딴 말을 교환하지 않으면 자연히 차차 멀어지게 되어 원망과 노여움을 사는 데 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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