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서재와 새벽시간

Posted in 일상 // Posted at 2017. 3. 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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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내가... 농담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전문가라면 두 가지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나만의 서재와 새벽시간"이다.

농담반 진담반 인냥, 우스개 소리처럼 지인에게 꺼내는 말이지만, 사실 진담이 더 많이 담겨있다.

이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시간과 공간의 함의라 할 수 있다.

"나만의 서재" - 성장을 위한 사색과 독서, 공부, 연구를 위한...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사적 공간.

"나만의 새벽 시간" - 세상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듯한, 나에게만 주어진 듯한 깨끗한(?) 사적 시간.




사실 이 두 가지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의지와 노력이 없을  뿐!

그래서 더욱 더 전문가의 자질과 관계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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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선생의 다음의 글은 실천하는 전문가의 삶을 보여준다.

나는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려고 애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책 한 권을 들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새벽 4시경에 일어난다. 어느 때는 더 일찍 일어나는 때도 있다. 그러나 새벽 4시까지는 그저 침대의 아늑함을 즐긴다. 대략 6시까지 두 시간은 내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책상에 앉아 줄을 쳐가며 좋은 책을 읽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또한 일기를  쓰듯 마음의 흐름을 존중하는 글 쓰기도 즐거운 일이다. 나는 글 쓰기에 특별한 강박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제까지 무엇을 써서 누구에게 주어야 한다는 각박한 시간의 쫓김 따위는 없다. 그저 하나의 연습처럼 즐기고 있다. 때때로 이 시간에 마리아 칼라스나 조수미 혹은 바흐의 음악을 틀어놓기도 한다. 좋은 음악은 군더더기가 없다. 그리고 일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음악의 장점은 동시성에 있다. 그것은 방해하지 않고 다른 것 속으로 흡수되고 동화되어 양념처럼 '다른 일하기' 속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그 삶을 위해서는 소중한 시간과 삶을 침식당하지 않기 위한 습관이 필요하다.

유점을 다녀오기 전 나의 일과 후의 자유로운 시간은 주로 밖에서 이루어졌다.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같이하며 술 한잔 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늦게까지 통음하는 경우가 일주일에 한두번은 되었다. 많은 저녁 식사는 몸을 살찌게 하고 속을 거북하게 했다. 가끔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그 다음날까지 온전하지 못하게 한다.


타인에게 존경받기 위해 쓸데없는 코스프레를 하기 전에, 나 스스로를 존경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나의 욕망을 위해 일관되게 매일매일 시간을 활용하지 못했다. 그것은 산발적이었고 즉흥적이었으며 연속적이지 못했다. 낭비하듯 자유로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아무런 성숙도 이루지 못했다. 세상을 보는 확실한 방법을 가지지도 못했고, 한 가지 일을 아주 잘하지도 못했다. 그저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다른 사람의 삶 속에 내 삶을 묻어왔다.

나는 나에게서 존경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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