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페셔널의 조건

Posted in BookLog // Posted at 2013.08.30 12:17

 

 

피터 드러커 저/이재규 역 | 청림출판

 

경영학의 대가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의 자기개발서이다.

2001년에 발간되어 현재까지 개정판으로 이어져 오고 있을 만큼 통찰력 있는 책이라 하겠다.

 

난 도서관에서 빌린 2001년 판을 읽었지만 책 표지는 2012년 개정판의 모습이다.

사실 책의 도입부 내용은 20세기의 시대적 변화와 이후 이어질 중요한 흐름을 살펴 보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보면 좀 오래된 예기긴 하다. 그러나 통찰력이란 것은 어떤 한 시점의 예기가 아니니 좀 된 예기라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세세한 행동 방침을 설명하기 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여 시대의 흐름을 분석하고 그 시대에서 프로가 되기 위한 몇 가지 큰 틀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 틀은 피터 드러커 자신도 수 십년간 실천해 온 틀이다.

 

지식의 의미와 기능에 관해서는 플라톤 이후 지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두 가지 이론밖에 없었따.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유일한 기능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을 지적,도덕적,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지식의 유일한 기능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한편 소크라테스에 필적할 만한 뛰어난 철학자인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의 목적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식은 논리학이자 문법이며 수사학이었다. 나중에 이 세가지는 소위 '삼학(trivium)'이라 하여 중세 학문 연구의 핵심이 되었는데, 지금 미국에서 '교약 교육'이라 부르는 것 또는 독일인들이 '일반 교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었다.

동양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식에 관한 두 가지 이론이 있었다. 유학자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출세와 성공의 한 방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가와 선승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깨달음과 지혜에 이르는 길이었다. 유학고 도가는 지식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극명하게 대립적이었지만, 지식이 의미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완전히 일치하였다. 이들에게 있어 지식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ability to do)'을 의미하지 않았다.즉 지식은 '실용성(utility)'을 내포하고 있지 않았다. 실용성은 지식에는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실용성은 '기능(skill)-그리스어로는 techne'-이었다. 같은 시대의 동양 철학자들, 즉 중국의 유학자들이 책을 읽는 것 외에 다른 모든 것을 매우 경멸했던 것과는 달리,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는 'techne'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나 프로타고라스에 있어서도 'techne'가 필요한 것이긴 했지만 지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기능은 어떤 하나의 특수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지 일반적인 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오늘날 모든 조직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는 것은 고사하고 실천에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비록 무의식적이기는 하겠지만, 대부분의 조직에서 - 19세기이ㅡ 소유주들이 그렇게 믿었던 것처럼 - 그들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조직을 필요로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이다. 조직들은 제품과 용역을 시장에 팔기 위해서 그러는 것처럼 - 그리고 그 이상으로 - 인적 자원을 얻기 위해 자신을 외부에 알려야 한다. 조직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고 붙잡아두어야 한다.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적절한 보상을 하며,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들에게 헌신해야 하고, 만족을 주어야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잘 설명해 주는 가장 오래된 사례가 우편 주문 처리에 관한 초창기 시어스 로벅사의 작업 방식이다. 1906년에서 1908년 사이, 시어서 사는 우편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문 봉투를 일일이 열어서 돈을 세어보는 작업을 '제거'했다. 당시에는 지폐나 수표가 없었고 동전만 있었기 때문에 봉투의 무게를 달아보면 그 봉투에 얼마의 돈이 들어 있는지 자동적으로 알 수 있었고, 따라서 봉투를 열어보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해 시어스 사는 각각의 우편 주문을 자세히 기장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예를 들면, 주문 봉투들의 무게가 1파운드일 때 40개의 물건을 주문한 것으로 계산해서 일괄적으로 주문 처리와 발송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이 두 가지 개선 작업은 2년 내에 모든 우편 주문 작업 과정의 생산성을 10배나 증가시켰다.

어떤 주요 보험 회사는 최근에 아주 큰 액수의 보험금 청구가 아닌 경우에는 세밀한 점검을 하지 않음으로써 청구서 처리 업무의 생산성을 5배로, 즉 1건당 평균 소요 시간을 15분에서 3분으로 줄였따. 종전에는 보험금 청구서를 받으면 30개 항목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왔는데, 지금은 5개 항목만을 점검하고 있다. 즉 보험 증서는 아직도 유효한가, 계약 금액과 청구 액수는 일치 하는가, 보험 계약자와 사망 증명서의 이름이 일치하는가, 보험 증서상의 보험금 수취인과 보험금 청구자가 일치하는가 등 핵심적인 내용만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험금 청구서 처리 업무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과업이 무엇인가"를 따져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즉 "그것은 사망에 따른 보험금 청구에 대해 가능한 한 적은 비용으로 빠른 시간 내에 지불을 해주는 것이다."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매 50번째에 접수되는 청구서만을 표본적으로 종전의 방식에 따라 정밀하게 점검하면 된다는 결론이 나옸다.

몇몇 병원들은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입원 수속 절차의 대부분을 생략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의식을 잃었거나 출혈이 심해서 미처 입원 신청서를 작성할 수 없는 응급 환자들을 입원시킬 때의 간략한 입원 수속 절차를 관례화해서 모든 환장게 적용하고 있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과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는 '환자의 성명,성별,연령,주소 그리고 의료비 청구 방법을 확인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항들은 모두 환자가 갖고 다니는 보험 증명서에 이미 기재되어 있었고, 따라서 굳이 입원 신청서에 이런 사항을 기입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유명한 어느 사립 대학은 재정 지원을 담당하는 11명의 전임 직원들을 일 년에 몇 주일 동안만 이 업무를 담당하는 2명의 임시 직원으로 대체하였다. 다른 사립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이 대학은 우수한 자질을 갖추었으나 수업료를 낼 능력이 없는 지원자들의 입학을 허가한 다음, 재정 지원 담당 직원들에게 입학이 허용된 그 학생들의 수업료 감면 액수를 결정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아직도 각 지원자들이 제출한 많은 분량의 서류를 일일이 확인하여 그 액수를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자들 가운데 95퍼헨트에 대한 재정 지원은 사실상 고정된 몇 가지 요인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따라서 가계 소득, 주택의 가격, 신탁 재산 등 추가적인 소득의 유무 그리고 현재 대학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형제 자매의 유무 등의 몇 가지 사항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몇 초 내에 얼마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지 계산해 주었다. 2명의 임시 직원도 5퍼센트의 특별 케이스- 예를 들면, 체육 특기생 같은 -를 추려내는 데에만 필요하며, 이들 특별 케이스의 지원자들에 대해서는 학장과 소규모 교수 위원회에서 몇 시간 만에 쉽게 처리할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지식 노동에 있어서는 과업의 내용을 분석함으로써, 나아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함으로써 훨씬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 사람의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공헌과 책임보다는 노력과 권한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라면 자시이 한갓 다른 사람의 부하에 지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은, 그가 아무리 하급 관리자라 하더라도 '톱 매니지먼트'이다. 그는 조직 전체의 성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읻다.

 

공헌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자신의 전문 분야와 기술 그리고 자신이 속해 있는 부서에 국한되어 있던 관심을 조직 전체의 성과에 대한 관심으로 넓힐 수 있다. 성과가 존재하는 유일한 장소인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릴 수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외부 세계에 눈을 돌리고 있는 지식 근로자는 자신의 전분 분야와 기술 혹은 자신의 부서가 조직 전체 그리고 '조직'의 목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역시 철저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소비자나 단골 고객 또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될 터인데, 이들이야말로 무엇을 생산하는 조직이든 간에 그 조직이 존재하는 궁극적 이유이다. 이렇게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린 지식 근로자의 일과 일하는 방식은 실질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때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네기 므앗ㅇ,ㄹ 겅한헤애 할까""라고 스스로 묻지 않는 지식 근로자는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할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는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기 쉽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공헌의 범위를 너부 좁게 설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의 과업에 있어서 공헌할 책임을 지고 있는 지식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부하직원들에게도 스스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그들은 부하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는 경향이 있다.

"조직 그리고 당신의 상사인 내가 당신으로 하여금 조직에 공헌할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공헌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당신에게 기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당신의 지식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물음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훨씬 수월해진다. 일단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 어떤 공헌이 기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생각하게 한 다음에는 상사가 그 타당성을 판단해 주어야 한다. 이것은 상사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성과를 올리는 조직들에서는 고위 경영자들이 일부러 시간을 할애해 정기적으로 지식 근로자들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때로는 젋고 풋풋한 지식 근로자들과도 만나는데, 그때마다 반드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어떤 것을 알아두어야 하는가? 이 조직에 대해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우리가 현재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가 있는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는 위험은 없는가? 우리 조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런 여유 있는 의견 교환은 정부 기관, 일반 기업, 연구소, 군대의 참조 조직 등 모든 조직에서 똑같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식 근로자들은 일할 의욕을 잃고 무사안일주의자가 되든가, 아니면 에너지를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집주이켜 결과적으로는 조직의 푤요 혹은 조직이 제공하는 기회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지식 근로자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회합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특히 조심할 것은 서둘러서는 안 되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회합에 참가한 사람들로하여금 '지금 나는 세상의 모든 시간을 쓰고 있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에는 많은 일을 재빨리 해치우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상당히 긴 시간을 연속적으로 방해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처음으로 컨설턴트 일을 시작했을 무렵의 오래 전 이야기를 해보겠다. 당시 나는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과 그렇지 않은 공장을 구별하는 법을 배워야만 했다 - 물론 생산에 관한 지식도 없이 말이다. 나는 곧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은 아주 조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매우 '극적'이고 인상적인 분위기의 공장은 방문객들의 눈에 확 띄기는 하겠지만, 사실은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공장이다. 잘 관리되고 있는 공장은 오히려 언뜻 보기에 무척 따분해 보인다. 모든 위기가 예측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고, 대처방안은 이미 절차로 전환되어 있기 때문에 소란 피울 만한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잘 관리되고 있는 조직은 '단조로운' 조직이다. 잘 관리되고 있는 조직에서 발생하는 '극적'인 것들은 과거에 누적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소란이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기초적인 의사 결정 활동으로 인한 것들이다.

 

종종 인력 과잉의 결과로 시간 낭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떤 일을 추진하면서 인력이 부족하여 실로 애를 먹을 때가 있다. 어찌어찌 일을 처리한다 해도 진행 과정에서 계속해서 차질이 발생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보다 더 일반적인 상황은 오히려 인원이 너무 많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그들은 일 자체보다는 서로간에 '상호 작용'하는 데 더욱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인력 과잉으로 인한 시간 낭비에 대해서는 매우 뚜렸하고 신뢰할 만한 징후가 있다. 만약 조직 내의 상급자들-특히 경영자들-이 자신의 시간 가운데 10분의 1 이상을 '인간 관계 문제'에 사용하고 있다면, 예컨데 불화와 마찰, 관할권 다툼, 부문간 협조에 관한 문제 그리고 기타 여러 가지 문제에 쓰고 있다면, 그 조직은 인력이 너무 많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런 조직에서 사람들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군살이 없는 조직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면서 일을 수행할 수 있고,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고도 일을 해나갈 수 있다.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때로는 더 열심히 일한다. 그 이유는 첫째, 그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것에 필요한 시간을 과소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늘 모든 일이 제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완벽한 일이란 하나도 없다. 언제나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한다-정말이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 그것만이 우리가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기뻐 날뛸 일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실제로 필요한 시간 이상으로 여유있게 시간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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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형적인 지식 근로자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려고 한다. 그 결과 계획한 여러 가지 일 가운데 그 어느 것에도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추진하던 여러가지 일들 가운데 하나가 문제에 부딪치면 거의 모든 계획들이 함께 무너지고 만다.

 

여러 종교의 신비주의자들-불교의 선승이나 이슬람교의 수피, 유태교의 랍비 등-은 곧잘 사람들에게 이런 수수께끼를 내곤 했다.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는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질 때 소리가 나는가?" 지금 우리는 이 문제의 정답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물론 음파는 발생한다. 하지만 누군가 그 음파를 지각하지 않는다면 단연코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리는 지각이 되어야만 소리가 된다. 소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 같지만, 어쨌든 고대의 신비주의자들도 소리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 즉 누군가가 듣지 않는다면 소리가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실로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리더는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들이 '무분별하게 관대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일단 일이 잘못되었을 때에는 - 일이란 항상 잘못되기 마련이다 -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책망하지 않는다. 만약 처칠이 사명과 목표를 명쾌하게 규정함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한 모범이라면,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총사령관이었던 마셜 장군은 책임을 통하여 리더십을 발휘한 모델이었다. 트루먼의 유명한 말, 즉 "모든 책임은 여기에서."라는 말은 아직도 리더십에 관한 훌륭한 정의이다.

효과적인 리더는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동료들이나 부하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틀린 리더들은 동료와 부하직원들의 힘을 두려워한다. 때문에 그들은 유능한 동료나 부하직원이 있으면 즉시 제거해 버린다. 그러나 효과적인 리더는 유능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를 바라며, 그들을 격려하고 밀어주고 그리고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는 동료와 부하직원의 실수에 대하여 최종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들의 성공을 위협이 아닌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한다.

 

효과적인 사람은 결코 "그 사람이 나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서는 안된다. "그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그의 질문은 언제나 다음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가 아주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효과적인 사람은 인력 배치를 할 때 한 가지 중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지,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을 찾아서는 안 된다.

강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높은 성과를 올리기 위한 것이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먼저 질문하지 않는 사람은 동료들이 실제로 공헌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또한 동료들의 성과 부진을 사전에 양해해 주는 셈이 된다. 이러한 행동은 치명적이지는 않다 해도 충분히 파괴적이며, 물론 현실적이지도 않다. 진정 '엄격한 상사' - 이런저런 방법으로 부하직원을 길러내는, 요구사항이 많은 상사 - 는 언제나 부하직원이 '무엇을 잘해야 하는가'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 부하직원이 그것을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

 

지식 근로자가 자기 자신을 관리한다는 것이 곧 '제2의 주요 관심사'를 개발하는 것, 그것도 일찌감치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따.

이 세상에 자신의 인생에서 또는 자신의 근로 생활에서 심각한 역경을 겪지 않고 오래도록 살기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일상적인 업무에 빠져 있을 때가 바로 뭔가 다른 것을 하도록 스스로 압력을 가해야 할 시기이다. 피곤하다는 말은 대체로 싫증을 느끼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일하러 갈 맘이 전혀 없는데도 아침마다 억지로 일어나 직장에 가는 것보다 사람을 더 피곤하게 하는 것은 없다.

 

나는 매우 유능한 병원 관리자 한 사람을 알고 있었는데, 그는 몇 년 전 파업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급작스럽게 발생한 전영병 때문이었는지 일손 부족으로 일주일간 병실 간호 업무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한 사무실에 비통과 희열이 극적으로 교차되는 현장으로 내려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그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그 병원 관리자는 나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그때 현장에서의 경험은 나 자신을 스스로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도록 해주었습니다." 지금 그 병원(내가 아는 최고의 병원 가운데 하나이다)은 모든 병원 관리자들이 일년에 일주일씩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일선 간호사들과 함께 근무하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다.

 

지식에 기초한 이런 산업들의 성과는 지식 근로자로 하여금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경영하는 조직들에 달려 있다. 이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지식 근로자들의 물질적 야망을 만족시킴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식 근로자들의 가치관을 만족시켜 주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또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또한 지식 근로자들을 부하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 그리고 피고용자가 아닌 동업자로 인정해 줌으로써 달성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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