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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 관심있는 주제의 내용은 인터넷보다 책으로 보기를 원한다. 특히 내가 몸 담고 있는 기술 분야의 서적을 꽤 사다 보는 편이다. 평소 책 한권에서 한 가지 뚜렷한 지식만 얻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가치의식을 가지면서...

인터넷에도 많은 자료가 있고 그 중 양질의 글도 많지만, 사실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글은 확실히 집중을 할 수 없다. 이건 마치 컴퓨터로 영화를 못보고 반드시 TV로 봐야 되는 내 성격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컴퓨터, 인터넷으로 지식을 쌓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내가 가진 지식의 많은 부분도 인터넷을 통해 얻어진 산물이다. 다만 오늘 이 기사를 보니 평소 지식으로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체계화되지 않은 얕은 정보덩어리에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얕은 정보를 마치 습득된 지식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인터넷, 하이퍼링크, 하이퍼텍스트 구조의 정보 취득이 가진 한계와 정보와 지식을 구분하고 체계적인 지식 습득을 위한 올바른 길을, 조심스레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글이다

기사원문: 당신도 '인터넷의 저주'에 걸리셨나요?

모든 이가 알고 있듯, 우리가 정보를 얻는 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집중과 사고로 캐내야 했던 정보들은 이제 검색어 하나로 간단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식 개념이 과거와 동일하다고 착각하곤 한다. 지식에 대한 존경과 열망도 여전하다.

정보가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료라면, 지식은 그 자료를 능동적이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하이퍼텍스트는 이런 선형성을 파괴한다. 문장을 다 읽기도 전에 링크를 클릭해 다른 기사로 넘어가기도 하고, 논의의 맥락을 소화하기도 전에 엉뚱한 자료를 뒤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일쑤다. 선형텍스트와 하이퍼텍스트가 집중과 이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논문이 나와 있다. 이 가운데 다수가 하이퍼텍스트가 정보의 이해와 기억에 끼치는 부정적 측면을 지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터넷을 포기할 수 없듯, 하이퍼텍스트를 포기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또 다른 연구가 시사점을 준다. 앞서 지적했듯, 하이퍼텍스트는 대체로 선형텍스트에 비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기억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런 혼란은 특정 분야의 지식이 얕은 사람에게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일정 수준의 체계적 지식을 쌓은 사람들일수록 인터넷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실은 종이책이 인터넷이나 전자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선형 텍스트'를 많이 소비하는 것이다. 즉 인터넷을 쓰더라도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특정 분야에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인터넷 검색으로 얻는 단편적 정보보다는 완결된 구조의 글이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인터넷은 가치중립적인 공간이 아니다. 상업적 이해관계가 침투해 있고, 통제를 열망하는 권력이 도사리고 있다. 때로 합리적인 토론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순진한 자기애가 표출되는 곳이기도 하고, 억지와 무례로 남의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욕망의 장이기도 하다. 이런 곳에서 손쉽게 얻는 정보를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인터넷과 책 없이 머리에 담긴 지식과 관찰만으로 기사를 쓰자니, 한 줄 한 줄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전까지 인터넷을 '분뇌'처럼 쓰면서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빈 머리의 자각'이 고통스러웠을망정, 인터넷 없이 지낸 보름간은 아주 기쁘고 행복했다. 어쩌면 1995년 이래, 내 머리로 사고한 유일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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